• 2014-04-09 19: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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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을 한 단어로 정의했다. ’자두’. 자두처럼 살이 올라서 그렇다는 망언을 처음에 하기는 했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 ‘自 do; 스스로 하는 사람.’ 그녀는 어떤 디자인을 하고 있을까?


우선, 그녀가 생각하는 디자인이 궁금했다.


“디자인은 무형의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서도 이름을 불러줘야 그 대상을 인식할 수 있잖아요. 디자인도 사람들에게 인식되려면, 디자이너가 그 대상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본질. 이 단어가 귀에 걸렸다. 그녀는 본질을 어떻게 파악할까.


“노트를 사용하고 있어요. 노트는 자기 생각을 확실하게 해주거든요. 책에서 본 내용이든, 내가 생각한 내용이든 이들 간의 관계를 찾아내야 해요. 그래야 디자인할 때도 내가 디자인할 대상의 컨셉을 확실히 정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앱들을 활용하려고 했는데 노트가 훨씬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디자이너의 노트라. 순간 머릿속에 그려지는 건 커다란 스케치용 노트였다.

예상과는 다른 답변이 왔다. 게다가 서로 다른 2권이다.


“저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유니타스매트릭스 독서 노트(R(L)ead)를 써요.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요. 수업이나 강연에서 들은 내용은 Conceptualization 노트에 정리해요. 저는 생각들을 최대한 이미지화해서 표현하려고 하는데, Wheel에 마인드맵처럼 방사형으로 생각들을 확장했어요. 틀이 있으니까 생각이 유도된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방사형 모양 자체가 생각의 구조랑 비슷하잖아요. 머릿속 사고 과정을 그대로 옮긴 듯한 노트라서 여기에 정리한 과목들은 훨씬 기억이 잘 돼요. 벼락치기를 하더라도 공부 효과가 좋았어요. ”


“한번은 과제로 마인드맵을 통해 자신을 분해하고, 마지막 결론을 이미지화하라는 과제가 있었어요. 저는 자신을 키워드로 뽑아내는 과정은 ‘유니타스브랜드 휴먼브랜딩’책 도움을 받았고, 구체화해 나가는 것은 Wheel에 마인드맵을 그려서 진행했었죠. 굉장히 수월하게 진행했던 것 같아요. 졸업전시회를 할 때도 이렇게 나온 키워드들을 바탕으로 해서 진행했어요.”


 인간의 놀라운 적응 능력 덕분인지 몰라도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노트를 쓰면서 본질을 파악하려고 해도 사람은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굳어진다. 그녀도 그렇지 않을까? 기우였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력해요.

광고인 박웅현 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서도 감동할 수 있는 재능이라고. 일상의 주제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창작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최종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생각하는 모든 과정을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그녀 노트에 적힌 단어 하나, 선 하나도 그녀에게는 모두 디자인이다. 곧 시작할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에서 어떤 디자인들을 유니타스매트릭스에 남길지 궁금해진다.



UnitasMATRIX04. 무의식의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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