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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UnitasMATRIX03. 응축
작성자 ContRoll9 (ip:210.206.14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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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14.03.12 14: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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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합정동 골목길에 위치한 마당있는 주택. 바로 김효진 님의 사무실이다.

 그녀의 직업은 무려 3개다. 영화/드라마 세트 디자인, 디자인 관련 서적을 만드는 출판, 디자인 관련 컨설팅까지. 성황리에 열렸던 ‘2013 순천만 국제 정원 박람회’도 그녀의 작품이다.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는 그녀. 자신만의 야성을 유지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그녀의 비법은 바로 ‘노트’였다.

 그녀는 20여 년 동안 노트를 사용한 노트마니아다.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기 시작한 대학생부터 지금까지 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스케치북, 재생지, a4 종이들을 모아둔 파일들, 일반 노트까지. 노트에 대한 남다른 생각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그녀와 노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트=자산


그녀에게 노트는 어떤 의미일까? 책상 한 가득 쌓인 노트를 보면서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수 십년 동안 그녀의 인생에 겹겹이 쌓인 경험, 느낌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설레는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노트는 ‘자산(asset)‘이예요. 저는 예전에 썼던 노트들을 다시 살펴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노트를 보다보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나?라며 놀라는 경우가 많아요. ‘발상의 진원지’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노트를 살펴보면서 지금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점검하고 보완할 것들을 다시 정리하죠. 어떻게 보면 이런 게 노트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같이 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요구했던 게 노트를 쓰는 쓰는 거였어요. 무조건 노트, 노트, 노트.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특정 노트를 쓰라고 말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평생 쓸 노트니까 신중히 고르라고 했죠.”


재미있는 건 지금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노트는 모두 ‘유니타스매트릭스’다.


무지노트는 생각을 수렴하는데 적합하지 않아요.


“유니타스매트릭스는 생각의 확장과 수렴을 반복으로 하게 해줘서 좋아요.”

자세히 듣고 싶었다.


“대부분은 디자이너들은 무지노트를 좋아해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무지노트는 생각을 확산하는데 좋지만, 생각을 ‘수렴‘하는데는 적합하지 않아요.

 저희 쪽에서는 디자인을 할 때 보통 설문조사를 해요. 예를 들어, 사람들은 설문 조사를 하면서 다들 빨간색이 좋다고 해요. 그런데 막상 자기 집에 있는 것들은 전부 검정색이에요. 만약 디자이너가 이런 상황을 알았다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조사도 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자기 생각들을 정리해야 하잖아요. 다들 여기서 힘들어해요.

 그런데 매트릭스는 확장, 수렴이 모두 가능해요. 저는 ‘수렴 과정‘때문에 매트릭스를 쓰고 있어요. 저는 Conceptualization 앞쪽에서 생각들을 발산하거나 확장합니다. 그리고 wheel에 생각들을 응축시키면서 정리하죠.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해요. 제가 초반에 사용한 노트들은 괴발개발이에요.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Conceptualization은 Wheel이 있으니까 강제적으로라도 생각을 정리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되니까 지금은 생각을 발산하고 수렴시키는 과정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졌어요.”


굉장히 놀라웠던 점은 Conceputalization의 Wheel을 활용해 직원들과 업무 관련 소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업무를 지시할 때도 제가 Wheel에 적었던 내용을 복사해서 진행해요. Wheel 아래쪽에는 꼭 알아야 할 것들, 체크사항들을 별도로 정리하죠. 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업무가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서 나오게 됐는지 한눈에 볼 수 있거든요. 그냥 ‘이거 해’라고 업무를 던지는 것과 성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사무실 벽면을 세트장 도면과 영화/드라마 포스터로 가득 채운 그녀의 비밀은 이거였다.



꽁꽁 얼어붙은 개천에 던져진 돌은 무기력하게 튕겨 나온다. 얼음을 뚫기 위한 우리의 선택은 2가지. 류현진으로 빙의되어 돌을 던지든가, 자신이 들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돌을 찾아 던지든가. 결국, 우리는 돌에 힘을 ‘응축‘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생각‘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의미 없이 흩뿌려진 생각들은 세상에서 튕겨나기 마련이다. 생각을 응축해야 사람들의 두터운 편견,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을 뚫고, 생각이 세상과 닿을 수 있다.

 디자이너라는 그녀의 직업은 세상에 새로운 생각을 계속 던질 수밖에 없다. 두꺼운 얼음을 뚫지 못하고 생각은 튕겨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꾸준히 ‘응축의 과정’을 통해 생각에 무게를 더하고 있었다.

 응축의 과정에 ‘유니타스매트릭스’가 있었다. 김효진을 김효진답게 만드는 과정에 ‘유니타스매트릭스’가 있었다. 앞으로 세상에 던져질 그녀의 ‘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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